최준광
일산 후곡 마을에 위치한 카페 <채플>에는 주인장 부부가 직접 만들고 디자인한 가구와 조명들이 가득하다. 카페의 구석구석마다 일반적인 카페에서 느낄 수 없는 나무가 주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주인 장 부부가 작년 9월에 공간을 인수하여 손수 인테리어와 가구 제작을 하였다. 뿐만 아니라 평소에 커피를 즐겨마시던 주인장 부부는 커피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카페의 음료와 디저트마저도 3개월의 긴 시간동안 레시피를 직접 개발 하였다. 카페를 오픈하기까지의 긴 시간 동안 주인장 부부의 정성과 마음을 쏟아서 공간을 만들었기에 이 카페는 더욱 특별하다.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비가 내리는 11월의 어느 하루, 주인장의 정성담긴 솜씨와 따뜻한 손길이 묻어나는 카페 <채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카페를 시작하게 된 사연을 듣고 싶어요!
저희 부부는 원래 일반적인 직장을 다녔었어요. 오랫동안 직장 생활을 하던 남편은 목회를 하고 계시는 아버님의 영향을 받아 늦게 신학 공부를 시작했어요. 남편은 다른 지역에서 목회를 하시는 동료들과는 다른 특수한 모습으로 목회 활동을 하고 싶었어요.
저희는 딱딱하고 격식을 갖추는 부담스러운 목회의 모습 보다 더 가볍고, 열린 모습으로 카페를 경영하며 가까운 지역 주민들께 친절함과 헌신의 모습으로 목회를 하고 싶다고 계획하고 있었어요. 고민을 하던 중에 동료의 추천으로 이 공간을 알게 되었지요. 이 카페의 공간은 20년 동안 아파트 단지 내 상가의 지하에 운영 되었던 교회였어요. 목동에 본교가 위치해 있고, 목동에서 이사 온 교인들을 위한 교회였었어요. 하지만 많은 분들의 세대교체와 교인들의 이사로 점점 발길이 드물게 되었고, 오랫동안 사람의 왕래 없이 공간을 방치 하고 있었어요. 때 마침 좋은 공간이 저희 부부에게 주어졌어요. 그 동안 저희가 그려왔었던 모습을 실현 할 수 있었음에 감사했어요. 기쁜 마음으로 이곳에 입주 하게 되었고, 정성을 들여서 공간을 꾸미기 시작했어요.
Q. -카페를 만들면서 어려움은 없으셨는지요?
원래 교회로 사용되었던 이곳을 카페로 바꾸는 데에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전문적인 분들에게 맡기면 금방 이뤄 질 일들이었지만, 기존에 자리 잡은 공간들과 많은 곳을 바꾸고 고치는 데 비용적인 부담이 제일 걱정이 되었어요. 그래서 남편과 이 공간을 함께 고치고 손보겠다는 마음으로 무작정 인테리어와 가구 만들기를 직접 하게 되었어요. 전기 공사를 제외한 모든 인테리어는 저희 부부가 만들었다고 보시면 됩니다.처음부터 순조롭지는 않았어요. 주변의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카페를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어요. 가구에 대한 원리와 지식이 부족했던 저희 부부에게 주변의 어른께서 공구의 용도와 종류, 톱질부터 망치질 까지 모든 것을 가르쳐 주셨어요. 덕분에 가구를 하나하나 디자인 하고, 손보고 만들었어요. 처음 탁자를 만들 때에 꼬박 하루 날밤이 걸렸었지만 하나를 만들고 뿌듯한 마음에 다음 가구를 만드는데 더 정성을 들이고 속도 내어 작업 할 수 있었어요.
Q. -카페의 가구들을 만들면서 있었던 이야기를 좀더 자세히 듣고 싶어요.
카페안의 모든 가구들은 원래 있었던 가구들을 분해하고 재활용해서 만들었어요. 교회의 긴 의자들을 활용해서 가벽과 탁자들을 만들고, 바닥의 마루까지 깔았어요. 덕분에 카페의 가구들을 구입하고 인테리어를 할 때 재료를 아낄 수가 있었어요.그런데 가구는 굉장히 아늑하게 디자인 했지만 가구만으로 분위기를 내기엔 부족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남편의 생각으로 조명으로 인테리어의 부족함을 채우고자 파이프 조명을 구입 하려 했었어요. 하지만 조명의 가격을 알아보니 조그만 소품인데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을 지불해서 구입해야 된다는 걸 알았어요. 조명을 만들 때에도 직접 재료를 저렴하게 공수해서 만들고 인테리어 했어요. 비교적으로 남편은 저보다 손재주가 좋아요. 남편은 인터넷으로 작품을 참고하고 남다른 감각으로 조명들을 뚝딱뚝딱 만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카페에서 제일 자랑 하는 인테리어는 남편이 만든 파이프 조명이에요.
Q. -카페를 둘러보니 좋은 모임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들이 많은 것 같아요!
특별히 카페 내에서 진행되는 활동이 있으면 소개 해 주세요!A- 여름에 카페를 열고 홍보를 할 시간도 없었어요. 다행이도 카페 주변에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위치하고 있어요. 그래서 아침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시고 집안일을 마치고 여유를 즐기러 오시는 부모님들이 주로 고객들입니다. 방문하신 부모님들의 입소문을 통해서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오전에는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진로 정보를 공유하는 모임들이 있어요. 또 저희 카페에는 테마별로 장소를 구별해서 공간을 인테리어 했어요. 독서 모임을 할 수 있는 큰 테이블의 세미나실을 만들어 놓았어요, 세미나실은 이곳에 오셨었던 부모님들이 자녀들에게 추천하셔서 학생들의 공부 모임과, 학교 과제 모임을 진행 하는데 사용되고 있어요. 세미나실은 예약제로 운영됩니다. 오후에도 많이 열려 있으니 많은 문의 부탁드릴게요!그리고 <12월 16일>에 동네 주민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자 작은 음악회를 준비하고 있어요! 음악에 관심 있고 재능 있는 주민 분들도 직접 참여하시고 많은 주민 분들이 음악회의 자리를 빛내 주셨으면 좋겠어요!주인 장 부부가 말하기를 이곳에 방문 하시는 손님들이 편히 쉬어가시도록 열린 공간으로 사용되기를 희망하고 있다.마지막으로 부부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지향하는 삶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