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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10명 중 8명은 적금 들지만…“투자 상품이 더 매력적” - 금리·납입 조건보다 ‘유동성’ 우선 - 파킹통장·펀드로 눈 돌리는 청년들
  • 기사등록 2025-03-31 14: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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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열고닫기

“예전엔 ‘1년 묶어두면 이자 많이 준다’는 말에 무작정 적금 들었는데, 요즘은 파킹통장 금리만 잘 봐도 월세 정도는 나와요.”


광주에서 직장생활 2년 차인 김지우(28) 씨는 요즘 적금 대신 파킹통장과 펀드에 소액씩 투자하고 있다. ‘단순하고 유동성 좋은 금융상품’이 김 씨의 금융 소비 원칙이다.


맞춤형 청년정책 플랫폼 ‘열고닫기’가 광주은행과 함께 지난 2월 20일부터 28일까지 청년 52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금융 습관 설문조사’에 따르면, 김 씨처럼 전통적인 금융상품보다 유동성과 수익성을 중시하는 청년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소득활동을 하고 있는 청년의 84%가 적금에 가입하고 있었지만, 그 이유로는 ‘목돈 마련’(80.3%)이 가장 많았다. 눈여겨볼 대목은 적금을 하지 않는 이유다. ‘여유 자금 부족’이라는 응답이 59.7%에 달했고, 대신 주식·펀드 등 투자 상품을 활용하고 있다는 청년도 29.5%였다. ‘적금 상품이 매력 없다’는 응답도 23.3%나 돼, 단순히 ‘적금 = 청년 재테크’라는 공식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금융상품 선택 기준으로는 ‘금리’(29.8%)가 가장 중요하게 꼽혔고, 이어 ‘납입 기간’(18.5%), ‘납입 금액’(17%) 순이었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6.5%는 기본금리가 5~7% 수준인 상품을 선호했다. 복잡한 조건이 붙은 우대금리보다, 단순한 조건의 높은 기본금리에 더 끌린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금융시장에서 불필요한 조건 없이 고금리를 제공하는 이른바 ‘실속형 적금’이 인기를 끄는 현상과도 맞물린다. 설문에 참여한 청년들은 “자동이체 몇 번 빠지면 우대금리 못 받는 구조는 비현실적”이라며, 복잡한 조건보다 ‘내 상황에 맞춘’ 상품을 원한다고 답했다.


적금 외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주식·펀드(67.8%), 파킹통장(45.3%), CMA(40.8%), 연금저축 및 퇴직연금(35.3%) 등이 고르게 언급됐다.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면서도 장기 재정 설계를 고려하는 경향이 병행되고 있는 셈이다.


금융기관 선택에 있어서는 시중은행이 여전히 압도적(74.1%)이었지만, 인터넷은행(19.5%)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금융기관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면서도, 비대면 편의성과 상품 다양성에 대한 청년들의 수요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열고닫기’ 원규희 대표는 “청년들은 단순히 돈을 모으는 게 아니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준비로서 재정 자립을 꿈꾸고 있다”며 “기존 금융상품이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 정책과 상품 모두 청년의 현실을 담아내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열고닫기’는 매달 청년 밀착형 주제를 선정해 다양한 기관과 함께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정책 제안과 프로그램 기획에 활용하고 있다. 이번 설문 결과 역시 도도한콜라보 및 열고닫기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며, 향후 청년 친화적 금융정책 수립의 기반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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