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정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CU 홍대상상점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라면을 먹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올해 1분기, 전 세계인의 입맛과 산업 수요를 동시에 사로잡은 ‘케이-푸드 플러스(K-Food+)’ 수출이 31억 8,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면, 연초류, 소스류 등 가공식품은 물론, 동물용 의약품, 농약, 종자 등 농산업 분야에서도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K-푸드 플러스는 단순 식품 수출을 넘어 대한민국 농업의 경쟁력을 대변하는 대표 수출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5년 1분기 K-Food+ 수출액 잠정치’에 따르면, 농식품 부문은 24억 8,000만 달러로 9.6% 증가하며 역대 1분기 최고 실적을 다시 경신했다. 특히 라면은 3억 4,400만 달러를 기록하며 27.3%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중국과 미국 등 전통 강세국뿐 아니라 아세안, 유럽, CIS, 걸프협력회의(GCC) 등 전 지역에서 매운맛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결과다. SNS를 통한 마케팅과 안정적인 온·오프라인 유통망도 한몫했다.
연초류 역시 걸프 지역에서의 한류 영향과 러시아·몽골 등 CIS 권역에서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2억 6,100만 달러(14.5%↑)의 실적을 올렸다. 소스류는 전통 장류에 더해 까르보불닭, 불닭마요, 한국식 치킨 소스 등 현지화된 매운맛 제품이 강세를 보이며 1억 100만 달러(9.1%↑)를 기록했다.
신선식품 가운데서는 포도와 닭고기가 두각을 나타냈다. 포도는 자가 소비 중심의 소형 송이 수요가 늘며 1,300만 달러(40.6%↑)를 기록했고, 닭고기는 산란노계를 선호하는 베트남 시장에서의 수요와 더불어 14.1%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특히 삼계탕은 미국 내 HMR(가정간편식) 시장 확산으로 현지 유통매장 입점이 증가하면서 주류 마켓을 넘어선 성장을 보였다.
농산업 부문도 7억 달러로 2.3% 증가했다. 동물용 의약품은 6,640만 달러(60.8%↑)로 가장 높은 성장을 보였으며, 라이신(174.0%↑), 백신(16.6%↑) 등이 주요 품목이다. 동유럽과 중동에서의 수요 확장이 전체 수출 확대를 견인했다.
현장의 분위기도 뜨겁다. 11월 1일 서울 마포의 '라면 라이브러리'에서는 ‘라면 수출 10억불 달성 기념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외국인 유학생들과 함께 라면을 시식하며 “K-푸드가 이제는 하나의 문화이자 산업으로서 세계와 소통하는 매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K-Food+ 수출 목표 달성을 위해 수출기업의 애로 해소, 품질 경쟁력 강화, 물류 인프라 확충, 시장 다변화 등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강형석 농업혁신정책실장은 “대외 불안정 요인에도 불구하고 1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인 것은 민관이 하나 된 결과”라며, “정부도 지속적인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맛’을 넘어 ‘산업’으로 진화하는 K-Food+. 그 성장의 바탕에는 단순한 인기 너머, 철저한 품질관리와 시장 전략, 글로벌 유통 네트워크가 있었다. 이제 K-Food+는 단지 수출 품목이 아닌, 대한민국 농업의 미래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