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재
인천시는 지난 4일 고립·은둔 청년들의 마음을 돌보고 온전한 일상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GS리테일(GS25)과 함께 ‘청년마음으로 편의점’ 12곳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인천시)
편의점은 일상에서 가장 익숙한 공간이지만, 때로는 누군가의 ‘마음쉼터’가 되기도 한다.
인천시가 고립·은둔 청년들의 마음건강 회복을 위해 지역 GS25 편의점 12곳을 ‘청년마음으로 편의점’으로 지정, 이색적인 심리방역 거점을 마련했다.
인천시와 GS리테일은 지난 4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인천지역 12개 GS25 편의점을 통해 청년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청년들의 발길이 잦은 공간을 활용해, 스스로 마음 상태를 점검하고 도움이 필요할 때 상담까지 이어지도록 돕는 것이 이번 사업의 핵심이다.
‘청년마음으로 편의점’은 단순한 안내 부스를 넘어, 실제로 마음건강 자가검진이 가능한 QR코드 배치, 상담 연계, 홍보물 비치 등 구체적인 지원 체계를 갖추고 있다.
QR코드를 스캔하면 우울, 외로움, 고립감, 정신증 여부를 자가 검진할 수 있고, 필요 시 대면·비대면 심층 상담으로 연계된다. 각 편의점에는 자가검진 방법과 상담 안내가 담긴 리플릿도 비치돼 있어, 집에서도 손쉽게 마음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이 사업은 인천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부설 청년마음건강센터가 주관하고 있으며, 편의점 점주와 GS리테일 본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이해와 대응법을 교육하는 간담회도 정기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단순히 ‘공간 제공’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역할 수행이 가능하도록 민·관이 함께 준비해가는 구조다.
운영 대상 편의점은 ▲GS25미추홀도서관점 ▲도화나산본점 ▲간석벽돌막점 ▲간석에이스점 ▲동구풍림점 ▲송림본점 ▲용현해피점 ▲굴포빌리지점 ▲경서드림점 ▲루원중앙점 ▲송도아메리칸점 ▲운남중앙점 등 총 12곳이다. 이들 점포는 4월 5일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청년층의 눈높이에 맞춘 소통도 준비돼 있다. 대학생 등 또래 청년 10명으로 구성된 ‘청년마음건강 서포터스’ 1기 ‘청년새봄’이 4월부터 활동에 나선다. 이들은 또래 집단 내 고위험군 청년을 발굴하고, SNS 콘텐츠 제작, 온라인 인식개선 캠페인을 통해 마음건강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전파할 계획이다.
고립·은둔 청년 문제는 단순한 개인의 심리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회복력을 위협하는 복합적 과제다. 편의점 한 켠에 마련된 QR코드 하나가 누군가에겐 다시 세상과 연결되는 다리가 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