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재
빛의 벙커 ‘칸딘스키, 추상 회화의 오디세이’展 (사진=빛의 벙커 )
제주 성산의 몰입형 복합문화예술공간 ‘빛의 벙커’가 다시 한번 예술과 기술이 결합한 특별한 전시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오는 3월 14일부터 2026년 2월 22일까지 열리는 ‘칸딘스키, 추상 회화의 오디세이’展은 현대 미술의 거장 바실리 칸딘스키, 파울 클레, 그리고 한국화의 독창성을 추구한 이왈종의 작품을 빛과 음악, 첨단 디지털 기술을 통해 재해석하며,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차원의 예술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의 중심에는 칸딘스키가 있다. 그는 모스크바에서 파리까지 이어진 예술적 여정을 통해 추상 미술의 창시자로 자리매김했다. 전시는 총 5개의 시퀀스로 구성되며, 그의 고향 러시아의 민속 이야기와 풍경을 시작으로, 점차 색채와 형태의 리듬이 강렬하게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이동한다.
대표작인 ‘구성 8(Composition VIII)’과 ‘노랑-빨강-파랑(Yellow-Red-Blue)’이 디지털 기술과 결합해 거대한 캔버스 위에서 생동감 있게 펼쳐지며, 칸딘스키가 탐구한 영적인 세계를 직관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칸딘스키와 동시대를 살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던 파울 클레의 작품도 이번 전시에서 빼놓을 수 없다. 클레는 음악과 회화를 결합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으며, ‘파울 클레, 음악을 그리다’라는 부제에 걸맞게 그의 작품들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 피리’의 선율과 함께 구성된다.
관람객들은 오페라 서곡부터 아방가르드 음악의 푸가, 수중 음악, 초상화 교향곡까지 이어지는 시퀀스를 따라가며, 클레의 대표작 ‘황금물고기(The Goldfish)’가 빛과 음악 속에서 유영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국내 작가 중에서는 제주를 기반으로 활동한 이왈종이 참여해 특별한 의미를 더한다. ‘이왈종, 중도의 섬 제주’展에서는 제주의 자연과 사람, 일상을 담은 그의 작품들이 5개의 시퀀스로 전개된다.
이왈종은 한국화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방식으로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했으며, 이를 디지털 기술과 결합해 더욱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특히 전통 악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음악이 전시장 곳곳에서 울려 퍼지며, 그의 작품과 조화를 이루는 감각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박진우 티모넷 대표는 “빛의 벙커는 시대를 앞서간 예술가들의 도전을 조명하는 공간이다. 이번 전시는 칸딘스키, 클레, 이왈종이 구축한 예술 세계를 빛과 음악, 디지털 기술로 새롭게 해석해 관람객들에게 색과 형태, 소리가 결합된 몰입형 예술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예술과 기술이 조화를 이루는 이 공간에서, 관람객들이 내면의 감성을 일깨우는 특별한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빛의 벙커’가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단순한 미술 전시를 넘어, 관람객이 예술 속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 색과 소리, 공간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첨단 디지털 기술을 통해 구현된 거장의 작품들은 보는 이들에게 색다른 감동을 선사하며, 예술이 주는 울림을 더욱 깊이 있게 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