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재
최근 5년 국제거래 소비자상담 접수 현황 (자료=소비자원)
여행 수요와 해외 플랫폼 이용이 늘어나며 국제거래 소비자상담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담의 절반 이상은 항공·숙박 서비스에서 발생했고, 싱가포르·중국·미국 사업자에 대한 불만이 집중됐다.
해외여행의 일상화와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의 활성화가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혔지만, 그 이면엔 늘어난 소비자 불만과 피해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4일 발표한 ‘2024년 국제거래 소비자상담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상담 건수는 총 22,816건으로, 전년(19,418건) 대비 17.5% 증가했다. 이는 2011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가장 많은 상담이 접수된 유형은 단연 해외 직접구매(직구)였다. 전체의 64.5%에 해당하는 14,720건으로 전년보다 24.8% 증가했다. 구매·배송대행 서비스 관련 상담도 7,566건으로 소폭 상승했다. 특히 ‘서비스’ 분야 직구 상담이 47.9%나 급증했는데, 이는 해외여행 수요 증가와 글로벌 OTA(Online Travel Agency) 플랫폼 이용 확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4년 해외 출국자 수는 약 2,868만 명으로 전년 대비 26.3% 늘었고, 글로벌 OTA 7개사 관련 상담도 3,811건에서 6,709건으로 76.0% 급증했다. 이 가운데 항공권과 숙박 예약 관련 상담이 가장 많았으며, 취소나 환불 지연 및 거부로 인한 소비자 불만이 다수를 차지했다.
실제로 상담 사유를 분석한 결과, ‘취소·환급 지연 및 거부’가 8,954건(39.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위약금·수수료 부당청구 및 가격 불만’(17.0%), ‘계약불이행’(15.2%)이 뒤를 이었다. 특히 위약금·수수료 관련 불만은 전년 대비 70.6% 증가해 항공·숙박 서비스 판매정책에 대한 소비자 반감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품목별로 보면 ‘항공권·항공서비스’가 6,737건(29.6%)으로 최다였으며, 그 다음은 ‘의류·신발’(17.6%), ‘숙박’(16.4%) 순이다. 이들 품목은 모두 취소·환급 문제로 불만이 집중됐고, 항공·숙박은 추가로 위약금 관련, 의류·신발은 배송 지연과 제품 하자 이슈가 많았다.
눈에 띄는 점은 ‘정보통신서비스’ 상담이 전년 대비 130.4% 급증했다는 것이다. 인터넷 기반의 구독형 상품(영상·사진 편집 프로그램, OTT 등)과 모바일 게임 등의 이용 중단, 환불 거절 등이 주요 사례다. 이외에도 ‘식품·의약품’(75.7% 증가), ‘숙박’(60.2%), ‘항공서비스’(28.2%) 등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국가별로 보면 본사 소재지가 ‘싱가포르’인 업체 상담이 5,636건(44.0%)으로 가장 많았으며, ‘중국(홍콩)’(20.2%), ‘미국’(9.2%)이 뒤를 이었다. 싱가포르 소재 플랫폼 ‘아고다’와 ‘트립닷컴’에 대한 상담은 무려 100.1% 증가했고, 전체 싱가포르 상담의 98.6%를 차지했다. 중국(홍콩)의 경우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관련 상담이 114.7% 증가하며 상담 급증의 주요인이 됐다.
한국소비자원은 “국제거래 상담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피해가 다발할 경우 거래주의보를 즉시 발령할 계획”이라며 “소비자들은 거래 전 판매자 정보, 거래 조건, 사기 의심 사이트 여부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피해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을 통해 상담을 요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