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미경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지난 3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계기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가운데),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오른쪽)과 만나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를 가졌다.(사진=외교부 제공)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벨기에 브뤼셀에서 한미일 외교장관이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불과 한 달 반 전 독일 뮌헨에서의 만남에 이어 열린 이번 회동은 3국의 외교 안보 협력을 ‘속도전’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과 함께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를 가졌다.
이번 회의는 NATO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개최된 것으로는 처음이다. 조 장관은 “유럽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가 긴밀히 연결돼 있는 현 상황에서 3국 공조의 의미가 더 크다”고 강조했다.
3국은 이번 회의에서 북한 문제를 최우선 의제로 삼았다. 세 장관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공동의 약속”을 재확인하고, 북한의 도발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것”임을 밝혔다. 특히 사이버 범죄, 러북 간 무기 거래, 인권 문제 등 다층적인 위협 요소에 대해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남중국해 등 지역 정세와 관련해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협력 필요성에 의견을 모았다. 조 장관은 이 과정에서 “미국 측이 관련 정책 검토 및 실행에 있어 한국과 일본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제안보 이슈도 이번 회의의 중요한 축으로 떠올랐다. 3국은 에너지, 핵심광물, 원자력 등 분야에서의 공급망 회복력과 경제협력을 한층 강화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조 장관은 특히 미국의 최근 상호관세 조치에 대해 “깊은 우려”를 전달하며, “동맹국인 한국의 대미 투자 실적과 안보 협력을 고려해달라”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한국과 일본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과 관련해 조 장관은 미·일 측의 위로 메시지에 감사를 표하는 한편, 일본의 산불 피해에도 위로를 전했다.
3국 장관은 이번 회의를 통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한미일 협력 성과”를 만들어가기 위해 차관급 협의체 운영과 실무 사무국의 역할 확대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단순한 정상 간 외교 회동을 넘어, 정책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장기적 구조 마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브뤼셀 회동은 한미일 협력이 동북아를 넘어 유럽과도 전략적 연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3국이 보여준 외교적 합의는 향후 인도-태평양 전략 구상 속에서 더욱 구체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