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데스크
"내려가는 길도 몰라요."
'히말라야'는 에베레스트에서 생을 달리한 박무택과 동료의 시신을 찾기 위해 목숨을 건 여정을 떠나는 엄홍길 대장(황정민 분)과 휴먼 원정대의 도전을 담았다. 엄홍길 대장과 박무택은 2000년 8586m에 달하는 칸젠중가, 8611m의 K2, 2001년 8027m의 시샤팡마, 2002년 8848m의 에베레스트까지 함께 오른 생사고락을 같이한 사이다.
하지만 박무택은 2004년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후, 하산 도중 해발 8750m, 인간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은 영역인 '데스존'에서 생을 마감한다. 그리고 그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2000년 함께했던 이동규(조성하 분), 조명애(라미란 분), 김무영(김원해 분), 장철구(이해영 분), 전배수(전배수 분)가 다시 뭉친다.
이들은 거대한 자연 앞에 작기만 하다. 거센 눈보라가 이들을 막아선다. 몇 번이고 눈 앞을 가린다. 산을 오르다 다시 후퇴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멈출 수 없다. 등정이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시신을 찾는 게 목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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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을 비롯한 '히말라야'의 배우들은 리얼한 산악영화를 그리기 위해 목숨 건 도전에 나섰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
'히말라야'는 국내 최초로 전면에 산악을 내세운 영화다. 황정민은 7일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에서 열린 언론시사회 이후 인근에서 이어진 미디어데이에서 "처음에는 제대로 산악영화를 찍어보자고 패기를 다졌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너무 힘들어서 우리가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하냐는 말이 절로 나왔다"고 고백했다.
최초의 산악영화에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목숨을 건 도전도 이어졌다. 눈이 떨어지는 장면이나, 빙벽에 미끄러지는 아찔한 순간들을 실감 나게 담기 위해 촬영 감독은 카메라를 메고 과감하게 배우들과 함께 미끄러졌다.
눈이 머리 위로 쏟아지는 아찔한 장면을 한 사람의 시점으로 담기 위해 무술 감독은 카메라를 머리에 쓴 채 촬영에 임했다. 이석훈 감독은 "촬영 감독이 특전사 출신이다. 정말 아찔한 순간이 많았지만 새로운 장면을 만든다는 일념으로 임했다"고 전했다.
‘히말라야’에 참여한 이들의 고생은 스크린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추위에 떠는 모습도, 눈보라에 제대로 뜰 수 없던 눈도, 사지 속으로 대원들을 이끌고 가야 하는 대장의 압박감도, 무엇보다 서로를 보듬는 온도도 연기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산악영화라는 새로운 시도지만 결국 그 안에 있는 것은 사람이다. 황정민은 엄홍길 대장 역을 맡아서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었음을 고백했다. 실제로 제작기 영상에서 '히말라야'의 모든 촬영이 마친 뒤 황정민의 펑펑 우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에 황정민은 "17살 때 연기를 하고 싶어서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공연을 올렸다. 첫 공연을 마치고 펑펑 울었다. 그때 이후로 이렇게 운 적은 처음인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엄홍길 대장으로서 쉼 없이 앞을 향해 걸어야 했던 황정민의 진정성은 영화 속에 그대로 담긴다. 또한, 실제 히말라야 지방에서 서로가 너무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누구 한 명 ‘힘들다’는 말을 내뱉을 수 없었던 그 상황은 영화 속에 더욱 끈끈한 원정대의 의리에 리얼리티를 부여한다.
'히말라야'는 산악 영화이기에 앞서 사람의 이야기이기에 관객들의 가슴을 울린다. 이 여정에 함께한 배우들 역시 구멍 없는 연기력으로 몰입도를 높인다. 그러나 영화적인 설정이 곳곳에 눈에 띄기도 한다. 감동 실화를 재구성한 이야기가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히말라야'는 12월 16일 전국 극장가에서 만나볼 수 있다.(포커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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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 황정민, 김인권(좌측부터)가 영화 '히말라야'에서 열연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