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미경
5월 1일부터 중국 국영선사인 아도라크루즈의 '아도라 매직시티'호(13만5500t급)가 서귀포 강정크루즈항을 거점으로 상해∼제주∼일본~상해~제주를 잇는 크루즈 운항을 시작한다. (사진=문체부)
제주에서 승선해 일본과 중국을 여행한 뒤 다시 제주로 돌아오는 크루즈 관광이 오는 5월부터 본격 운영된다. 일시 정박 위주의 기존 크루즈 관광에서 벗어나, 국내에서 직접 탑승하고 출국·입국까지 가능한 ‘준모항’ 체제가 마련되면서 해양관광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한층 커질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해양수산부는 제주특별자치도와 손잡고 오는 5월부터 서귀포 강정항에서 크루즈 승객이 직접 탑승해 출항하는 크루즈 준모항 운영을 시작한다고 31일 밝혔다.
이 사업은 지난해 6월 정부가 발표한 ‘크루즈 관광 활성화 방안’의 핵심 과제인 ‘국내 모항·준모항 상품 선제적 육성’의 일환이다. 그 첫 사례로 중국 국영선사인 아도라크루즈의 ‘아도라 매직시티’호(13만5500톤급)가 투입된다. 이 배는 상하이를 모항으로 제주와 일본을 잇는 노선으로 5월 1일부터 정기 운항을 시작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크루즈가 잠시 들렀다 떠나는 기항지 중심의 구조였다. 이에 따라 크루즈 관광객들은 정해진 시간 안에 제한적으로만 국내를 둘러볼 수 있었고, 지역 내 소비지출이나 체류 효과도 크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준모항 체제가 도입되면, 관광객들이 출항 전이나 귀국 후 제주 지역을 충분히 여행할 수 있어 지역경제에 더 많은 소비와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구조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해 출입국 자동심사대 설치, 세관·출입국·검역(CIQ) 사전 협의, 관광 프로그램 개발 등도 병행해 추진 중이다. 제주 강정항의 이번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앞으로 제주항 등 국내 다른 주요 크루즈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운항 노선은 상하이(모항) → 제주(준모항) → 일본(기항지) → 상하이(모항) → 제주(준모항) 순이다.
문체부와 해수부는 크루즈 산업을 해양과 관광이 융합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보고 지난해 초 관련 부서 간 인사를 전략적으로 교류하며 협업 체계를 강화해왔다. 특히 문체부는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 8개 해양관광 권역의 특색 있는 자원을 관광 콘텐츠로 개발하고 상품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크루즈는 해양관광뿐 아니라 지역관광 전반을 견인할 수 있는 핵심 요소”라며 “기항지 관광 확대, 해양관광 테마 개발 등을 통해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콘텐츠 발굴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