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마감 시간이 오후 3시 30분에서 다음 날 새벽 2시로 늦어지며 심야 외환거래가 가능해진 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외환시장 구조 개선의 핵심 축으로 ‘연장시간대 거래 활성화’를 본격 추진한다. 거래량에 따라 순위를 매기는 이른바 ‘리그테이블’ 제도를 신설하고, 상위 기관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서울외환시장의 유동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지난달 31일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 총회를 통해 ‘외환시장 연장시간대 거래 활성화 방안’의 후속 조치를 공식화했다. 핵심은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야간 거래를 유도하기 위한 실적 공개 및 인센티브 강화다.

먼저, 오는 7월부터 1년 주기로 현물환시장, 외환스와프시장, 그리고 이 두 시장을 통합한 전체 항목별 거래량 기준 상위 7개 기관을 선정해 발표한다. 대상은 기존 은행뿐 아니라 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을 포함한 모든 외환시장 참가기관이다. 

거래금액은 공개하지 않지만, 순위와 각 기관의 주간·연장시간대 거래 비중은 별도로 발표되며, 상위 7개 기관이 모두 은행일 경우 비은행 부문 1위도 함께 공개된다.

거래 실적이 뛰어난 기관에는 정부 명의의 표창이 주어진다. 연간 거래량 기준 상위 3개 기관과 전년 대비 거래 증가율이 가장 높은 1개 기관이 표창 대상이다. 더불어, 7월 실적을 기준으로 매년 3개 우수 RFI를 선도 RFI로 지정해 제도적·행정적 특례와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선정된 선도 RFI에는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 및 산하 위원회 참가 자격, 외환당국과의 정례 협의 채널 제공, 보고의무 위반 시 연 1회 제재 면제 등의 혜택이 부여된다. 외환당국은 단순 실적뿐 아니라 법령 준수 여부 등도 함께 평가할 계획이다.

이러한 조치는 지난 1월 발표된 외환시장 연장시간대 거래활성화 방안의 연장선상에 있다. 당시 외환당국은 RFI의 업무 범위를 기존 증권 투자자금 환전에 한정했던 것을 모든 경상거래로 확대했고, 이번에는 해당 기관들이 제도를 보다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실무 가이드라인까지 제작·배포했다.

기재부와 한국은행은 “국내 기업과 외국 기업 간 무역, 직접투자, 대출 거래 등에서 원화 결제 절차가 간소화됨에 따라, 국경 간 금융거래 편의성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며 “앞으로도 시장참가자의 애로사항을 신속히 해소하고 외환시장의 야간 거래 기반을 지속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