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미경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른바 ‘스드메’(스튜디오 촬영·드레스 대여·메이크업)로 대표되는 결혼준비대행업의 고질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표준계약서’를 마련했다. (사진=연합뉴스)
결혼 준비의 첫 걸음에서부터 속앓이를 해야 했던 예비부부들에게 반가운 변화가 찾아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른바 ‘스드메’(스튜디오 촬영·드레스 대여·메이크업)로 대표되는 결혼준비대행업의 고질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표준계약서’를 마련한 것이다. 깜깜이 계약, 과도한 위약금, 불명확한 서비스 조건 등 소비자 피해의 주요 원인을 바로잡고, 예비부부의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3월 발표한 ‘청년친화 서비스 발전방안’의 후속 조치로, 약 6개월간의 실태조사를 통해 웨딩플래너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면밀히 분석한 끝에 이번 표준계약서를 제정했다고 밝혔다.
기존 웨딩플래너 계약은 대부분 패키지 형태로 이뤄졌지만, 계약서에는 세부 항목이 명확히 기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스드메의 각 서비스별 가격을 모른 채 계약을 체결하는 이른바 ‘깜깜이 계약’이 빈번하게 발생해왔다. 예비부부들이 결혼 준비 과정에서 알지 못했던 옵션이나 추가 비용을 뒤늦게 통보받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에 표준계약서는 계약서 표지에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기본 서비스와 함께 드레스 도우미, 헤어피스, 담당자 지정 등 추가 옵션을 명시하고, 각 항목별 가격을 별도로 제시하도록 했다. 필수에 가까운 항목임에도 불구하고 ‘옵션’으로 둔갑해 추가 비용을 발생시켰던 사진 원본 파일, 드레스 피팅비, 메이크업 얼리 스타트비 등도 기본 서비스로 포함시켰다.
소비자가 요청하면 업체는 서비스별 상세 가격표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설명도 함께 하도록 해, 예비부부가 계약 전 최종 지불 금액을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예식까지 비교적 긴 시간이 소요되는 결혼 계약 특성상, 파혼이나 일정 변경 등 변수도 적지 않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위약금 기준이 불명확해 계약 해제 시 소비자가 일방적으로 손해를 감수하는 경우가 많았다.
공정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계약 해제·해지 시 위약금 및 대금 환급 기준을 구체적으로 약관에 명시하도록 했다. 계약이 어느 시점에서 해지되었는지, 누구의 귀책사유인지를 따져 합리적인 위약금 부과가 이뤄지도록 한 것이다.
또한, 제휴 업체 선정 이전 단계에서 위약금 기준과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설명하고, 실제 계약 단계에서는 해당 제휴업체의 기준을 다시 안내하고 동의를 받도록 의무화했다. 소비자들이 계약 전후 위약금 기준을 분명히 인지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한편, 소비자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지된 경우에는 대행업체가 제휴업체에 부담하는 손해배상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해, 대행업자의 정당한 영업 이익도 함께 보호했다.
공정위는 이번 표준계약서 제정을 통해 예비부부들이 본인의 예산에 맞춰 서비스 내용을 비교·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불필요한 분쟁을 줄이고, 결혼준비대행업체의 정당한 이익도 보호함으로써 업계 전반의 거래 질서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표준계약서는 공정위 누리집에 게시되며, 관련 사업자단체와 소비자단체 등에 통보돼 현장에 빠르게 확산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합리적인 계약 관행이 자리 잡히면 소비자 신뢰는 물론, 결혼준비 시장의 투명성과 활력도 함께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