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곤
고양시(시장 최성)가 지난 10월 말 도심 속 근린공원에 파종한 보리씨앗이 싹을 틔워 파릇한 새싹을 볼 수 있게 됐다.
11월 중순 현재 노랗게 빛바랜 잔디밭에 올라온 초록색 보리싹을 볼 수 있는 곳은 롯데백화점 앞 일산문화공원과 정발산공원 잔디광장, 안곡습지공원 초화원 내로 총면적 약 810㎡다.
보리는 과거 전후세대가 보냈던 힘든 시절을 나타내는 농촌의 상징적인 작물로 ‘보릿고개’라는 단어로 남아있다.
시 관계자는 보리씨앗을 파종하던 중 까치 떼가 보리씨를 쪼아 먹어 한참 새를 쫓아야 했던 웃지 못 할 에피소드를 얘기하며 “생활 속 문제들로 치열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과거 보릿고개를 이겨내고 지금의 성장을 이뤄낸 우리를 되새기며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길 바라는 소망을 담아 보리씨앗을 심었다”고 설명했다.
공원에는 조경수와 화려한 초화를 심는 것이 보통이지만 현재 도시농업과 함께 농작물을 가꾸는 조경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는 조선시대 초기 왕이 농사시범을 보이고 농민과 일체가 되고자 궁궐 내 농사를 지었던 내농포(內農圃)와 고대 그리스의 여인들이 옥상이나 발코니에 보리, 밀 등을 심어 그리스 신화 속 아도니스신을 기리던 아도니스정원에서 근원을 찾을 수 있다. 농작물의 생산이 목적이 아닌 경작을 통해 보는 이들에 대한 배려와 추억이 주는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