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정
한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전파망원경 구축 프로젝트인 국제 거대전파망원경(Square Kilometre Array, SKA) 사업에 공식 참여한다. (사진=우주항공청)
한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전파망원경 구축 프로젝트인 국제 거대전파망원경(Square Kilometre Array, SKA) 사업에 공식 참여를 선언했다. 이를 통해 국내 연구진과 산업체는 차세대 우주 관측 및 탐사 연구에 본격적으로 합류할 전망이다.
SKA 프로젝트는 기존 전파망원경보다 월등히 높은 성능을 갖춘 첨단 관측 장비를 구축하는 국제 연구사업으로, 우주의 기원 탐색과 외계 생명체 존재 여부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참여는 한국이 미래 우주 산업의 주요 주체로 자리 잡을 기회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주항공청에 따르면, 오는 18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는 국제 거대전파망원경 관측소(SKAO) 이사회에서 한국의 SKA 프로젝트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할 예정이다. SKAO는 SKA 망원경의 건설, 운영, 데이터 처리 및 분석을 총괄하는 국제 기구로, 현재 호주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대규모 전파망원경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전 세계 과학기술계가 주목하는 SKA 프로젝트는 기존 전파망원경보다 해상도를 50배 이상 높이고 관측 속도를 10배 이상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우주 초기에 생성된 희미한 전파 신호를 포착하고,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연구에 획기적인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기존 망원경으로는 감지하기 어려웠던 외계 행성의 미세한 전파 신호까지 포착할 수 있어 외계 생명체 연구에도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으로 한국 연구진과 산업계는 SKA 프로젝트의 연구·개발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특히 한국은 SKA 정회원국 가입을 목표로 하며, 이를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우선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물론, 국내 산업체가 망원경 건설 및 운영 과정에 기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우주항공청 관계자는 “SKA 프로젝트 참여는 단순한 연구 협력을 넘어, 반도체·통신·인공지능(AI) 등 다양한 첨단 산업과 연계해 한국의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기회”라며 “특히 방대한 천문 데이터를 처리하는 고성능 컴퓨팅 기술이 필수적인 만큼, 관련 산업의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천문학계 역시 이번 참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과 주요 대학 연구진은 SKA 데이터 활용을 통해 블랙홀, 우주 형성 과정, 고에너지 천체 물리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한다.
강경인 우주항공청 우주과학탐사부문장은 “SKA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한국 연구자들이 세계적 연구에 기여하고, 우주 탐사 강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이번 기회를 활용해 우주의 기원과 외계 생명체 탐색 등 현대 천문학의 핵심 과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 참여는 한국이 천문학 연구를 넘어 미래 우주 산업의 핵심 주체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 국제 협력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한국이 세계적인 과학기술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