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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뜨고, 술집은 지고… 서울 주요 업종 5년간 변화 분석 - 연남동, 5년 새 커피숍 120% 증가… ‘핫플’에서 더욱 강세 - 편의점, 1~2인 가구 증가에 힘입어 다시 성장세로 전환
  • 기사등록 2025-03-19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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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서울시

“5년 전만 해도 이 거리엔 술집이 즐비했는데, 요즘은 카페가 더 눈에 띄네요.”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10년째 거주 중인 직장인 박모(38) 씨의 말처럼, 최근 서울 상권의 풍경이 급변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서울의 주요 업종과 상권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커피숍은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호프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1인 가구 증가와 비대면 소비문화 확산이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서울시 사업체조사 자료 총 586만 건을 분석해 20개 생활밀접업종과 20개 주요 상권의 변화를 조사했다. 그 결과, 2022년 기준 생활밀접업종 사업체 수는 총 27만7,589개로 나타났으며, 이 중 한식 음식점(4만7,017개)이 가장 많았다. 이어 부동산중개업(3만53개), 일반의류점(2만8,649개), 커피음료점(2만2,135개) 순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에도 커피숍은 꾸준한 성장세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커피음료점의 증가다. 2017년 대비 34.3%(5,658개) 증가하며 2만2,135개를 기록했다. 특히 연남동에서는 5년 새 120.2%(137개) 증가하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카페 문화가 생활 속 깊이 자리 잡으며 ‘카페 투어’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성수동, 가양1동 등 최근 유동인구가 급증한 핫플레이스에서도 커피음료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수동에서 4년째 카페를 운영 중인 이모(33) 씨는 “예전에는 소규모 카페가 많았는데, 요즘은 대형 프랜차이즈뿐만 아니라 고유의 브랜드 정체성을 가진 카페도 인기를 끌고 있다”며 “코로나 이후 배달과 테이크아웃 고객이 늘어 매출이 오히려 증가했다”고 말했다.


호프집 감소…바뀌는 음주 문화


반면 호프-간이주점은 2020년 이후 급격히 감소하며 1,724개(10.5%) 줄어든 1만4,626개로 나타났다. 주요 원인으로는 대규모 회식 감소와 ‘혼술’(혼자 술 마시는 문화) 트렌드 확산이 꼽힌다. 


종로에서 15년째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모(52) 씨는 “예전에는 회사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저녁마다 술을 마셨지만, 코로나 이후에는 소규모 모임이나 혼술족이 많아졌다”며 “고정 손님이 줄어들면서 매출이 30% 이상 감소했다”고 토로했다.


특히 서교동(454개), 종로1·2·3·4가동(313개), 화양동(218개) 등 전통적인 유흥 상권에서도 호프집 감소가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일부 호프집은 와인바나 고급 술집으로 업종을 변경하거나, 브런치 카페와 결합한 형태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편의점의 회복…1~2인 가구 증가 영향


코로나19로 일시적으로 감소했던 편의점은 2021년 이후 다시 회복세를 보이며 총 9,989개로 조사됐다. 특히 역삼1동(161개), 가산동(123개), 서교동(122개) 등 오피스 밀집 지역과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꾸준히 증가했다.


서울 강남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최모(45) 씨는 “코로나 이후 즉석식품과 도시락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며 “특히 1~2인 가구 증가로 인해 간편식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매출이 오히려 올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편의점이 이제 단순한 물건을 파는 공간을 넘어 식사 대체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자료=서울시2030 창업 증가, 하지만 생존 기간은 짧아


2030 청년 대표자가 운영하는 비율이 높은 업종으로는 스포츠 강습업(52.4%), 양식음식점(45.3%), 커피음료점(42%), 예술학원(39.3%)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창업이 활발한 만큼 생존율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영업 기간이 가장 짧은 업종은 양식음식점(3.7년), 커피음료점(3.8년)으로, 초기 창업 부담과 경쟁 심화로 인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임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청년 창업이 활발한 업종일수록 차별화된 콘셉트와 지속 가능한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며 “특히 배달·테이크아웃 서비스와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생존율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번 조사 결과와 함께 1994년부터 2023년까지 30년간의 사업체 변화를 담은 데이터를 서울시 열린데이터광장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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