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곤
어려운 지역경제로 인해 군민 모두의 몸과 마을이 여유가 없어져 가는 것 같다.
없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그나마 좀 있다고 하는 사람도 마땅한 일자리를 못 찾아서 가지고 있던 재산마저 매일 곶감 빼먹듯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
힘에 겹고 시련에 부딪칠 때 일수록 근검과 절약을 생활화 했던 선조들을 본받아야 할 때이다.
여성단체협의회에서 지난 4월부터 매주 목․금요일 개최하는 아나바다 장터도 현재의 사회분위기를 반영한 적절한 사업준 하나라고 생각한다.
최근 우리지역에서 행사 개최를 이유로 협찬 요구를 자제하고 검소하게 치르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군민의 높고 현명한 의식수준을 느낄 수 있어 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뿌듯해짐을 느끼며 우리군의 미래가 희망적이라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지난 10월 13일 개최된 모 동우회주관 제19회 60년대 선․후배 체육대회에서 제작 배부된 책자는 협찬 또는 찬조광고가 없었다. 기수별로 돌아가며 개최되는 이 행사는 관례적으로 행사비 마련을 위해 지역 내 업소 및 기업 등으로부터 광고홍보를 이유로 몇 만원에서 몇 십만 원씩을 협조 받고 거의 한번밖에 쓰지 않는 책자 및 유인물을 만들어 왔다.
좁은 지역사회다 보니 선후배 관계로써 또는 체면치레로 내키지 않으면서도 도움을 주는 것이 하나의 미덕으로 자리 잡아 왔다.
이러한 사회문화로 인해 ‘지역의 화합과 발전을 위한 친목행사가 오히려 주민의 생활을 어렵게 한다’,‘때가되면 여기저기서 손을 벌려 지역에서 살기가 너무 힘들다’하는 얘기들이 왕왕 오갔다.
행사를 주관한 동호회 임원진의 결단에 찬사를 보낸다. 경비가 부족할 수 있었을 텐데 내용적으로 알찬 행사가 진행되었다. 잘못된 관행을 고쳐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가 직책을 맡고 있을 때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것은 매우 힘들다.
이를 피하려고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 아닌가? 결단(決斷)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선도자이다.
한편 이에 공감하는 관내 생활체육단체도 행사책자를 비싼 종이를 사용하지 않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갱지로 만들어 사용키로 결정했다는 훈훈한 소식이 전해온다.
고려시대의 항몽 수도로써 현재의 강화읍에서 충렬사 가는데 만해도 민가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 처마 밑으로만 다녀도 비를 맞지 않았다는데… 또한 6~70년대 전국제일의 견직사업 중심지였고 인삼재배로 잘 살았다는데… 군민 중에는 예전의 행복한 추억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것 같다.
현대판 물산장려운동을 해야 한다. 비록 작을지는 모르지만 이처럼 검소한 행사와 아끼려는 노력들이 점차 쌓여 간다면 그리고 군민 하나하나가 사회적 연대감과 주인의식을 가지고 우리지역과 이웃을 진정으로 사랑하여 하나 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비로소 과거의 영화를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확신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