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미경
특히 직장 규모와 성별에 따라 결혼에 대한 인식이 뚜렷하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은 결혼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HR테크 기업 인크루트가 직장인 65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살펴본다.
먼저, ‘결혼이 필수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직장인 10명 중 6명(60.2%)은 ‘필수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즉, 다수의 직장인들이 결혼을 개인의 선택으로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수치는 직장 규모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대기업 직장인의 경우 결혼을 필수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43.8%로 가장 높았으며, 반대로 중소기업 직장인들은 61.3%가 ‘필수가 아니다’라고 응답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는 기업 문화나 연봉 수준, 복지 혜택 등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성별에 따른 인식 차이도 뚜렷했다. 남성 직장인의 경우 결혼을 필수라고 응답한 비율(50.3%)과 필수가 아니라고 응답한 비율(49.7%)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여성 직장인의 경우 결혼을 필수로 여기지 않는 비율이 75.3%로, 필수라고 생각하는 비율(24.7%)을 크게 앞질렀다. 이는 사회적 인식 변화뿐만 아니라, 결혼 이후 경력 단절 및 가사·육아 부담이 여성에게 집중되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미혼 직장인들은 결혼을 하고 싶어 할까? 전체 응답자 중 66.6%는 결혼을 하고 싶다고 답했으며, 33.4%는 하고 싶지 않다고 응답했다. 직장 규모별로 살펴보면, 중소기업 직장인들의 결혼 희망 비율이 68.7%로 가장 높았다.
반면, 공기업 및 공공기관 직장인들의 경우 결혼을 원하지 않는 비율이 39.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안정적인 직장 환경이 결혼을 선택하는 데 있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결혼을 희망하는 직장인들이 그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정서적 안정’(57.5%)이었다. 이외에도 ‘2세 출산에 대한 니즈’(17.6%), ‘결혼은 꼭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8.4%) 등이 이유로 꼽혔다.
반대로 결혼을 원하지 않는 직장인들은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39.7%)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으며,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서’(23.7%),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어서’(17.6%) 등의 응답도 뒤를 이었다.
전반적으로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결혼을 바라보는 직장인들의 인식이 개인의 가치관과 현실적 여건에 따라 다양하게 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여성 직장인의 경우 결혼을 선택으로 여기는 경향이 더욱 뚜렷했으며, 직장 규모별로도 차이가 존재했다. 결혼에 대한 사회적 기대와 개인의 가치관이 균형을 이루며 변화하는 가운데, 앞으로도 직장인들의 결혼 가치관은 더욱 다채롭게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